posted by 쿄쿄쿄 2018. 3. 25. 20:24

[ 악어 Ver- ]

 

내 이름은 악어다. 그리고 나는.. 저주에 걸렸다. 어렸을 때부터 걸렸는지..

머리 색이 다르다는, 눈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.. 나는 괴물이라 불려졌다.

하지만 이젠 익숙해졌.. 다고 생각했지만, 난 아직도 내가 무섭다.

이젠 나 자신조차 괴물이라 느낄까봐..

 


“ ..하아- 하늘은 편하려나..? 차라리 잠들고 싶다..ㅎ ”

 

“ 흠.. 그게 니 진심이니? 그런거라면.. 내가 해줄 수도 있는데…. ”

 

“ ㅁ, 뭐야! ”

 

“ 뭐냐니~ 나는 타락천사, 김만득이라고 한다. ”

 


갑작스레 하늘에서 내려오더니, 자기를 김만득이라 칭하는 타락천사..

응...? 잠시만.. 하늘에서 내려온 타락천사?!

 


“ ㄱ.. 귀신이다!!! ”

 

“ 아ㄴ.. ㅎ.. 내가 말했잖아, 나는 타락천사야. ”

 

“ 타락천사가 뭔데!! ”

 

“ 말그대로지. 타락한 천사.. 큭, 웃기지않아? 천사가 타락했다니.. ”

 

“ ..그래서 용무는..? ”

 

“ 음..~ 내가 널 도와주겠다는거지. ”

 


아니.. 처음부터 하늘에서 내려왔다니.. 자기가 타락천사라니..

날 도와주겠다니.. 말이 안되잖아.. 내가 어떻게 믿으라는 건데?

 


“ 뭐.. 너도 믿음이 않가겠지만, 사실인걸? ”

 

“ ..하아, 진짜.. 사실인거야..? ”

 

“ 당연하지. ”

 

“ 진짜 사실이라면.. 그렇다면.. 나 좀 죽여줘.. 제발.. ”

 

“ ...ㅁ, 뭐...? ”

 

“ 죽여돌라고.. 나 좀.. 이렇게 사는거, 지긋지긋해.. 매번 무시받고..

괴물이란 소리듣고.. 이젠 사는게 비참해.. ”

 


그러더니 타락천사가 아무말도없이 이해한다는 듯, 나는 포근하게 껴안아주었다.

얼마 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인지, 나는 울분을 토해내며 눈물이 흘렀다.

 


“ 흐으.. 흐끅.. 왜.. 끅.. 왜 이제야 나타난건데.. 흐윽.. 왜!!

나.. 흐.. 많이 외로웠단말이야.. 많이 무섭고.. 끅.. 괴로웠단말이야.. ”

 

“ ..울어. 지금까지 참아왔던 감정들.. 여기서 다 토해내.. 참지말고, 여기서 다 털어놔.. ”

 


이 아이가 날 동정 때문에, 단지 동정하고 싶어서 날 위로해주는 거라 해도.. 난 많이 기쁘다.

내 인생에선.. 동정조차 찾을 수 없었으니까..

 


“ 근데 있지.. 그래도 죽여돌라는건, 심하지않아? 왜 삶을 포기하려는거야.

잠시동안 잠들게 하는건 가능해도.. 죽여돌라니.. ”

 

“ ...미안.. 하아- 그래도 예전보단 후련해졌어..! 고마.. 워.. ”

 

“ 고맙긴? 단지.. 너와 내가 겪은일이.. 비슷한 것 같아서.. 동정한 것 뿐이야. ”

 

“ ..그거라도 좋다..ㅎ ”

 

“ 핏..- 멍청하긴.. ”


 

어째서 인지 이 아이가 내게 보내는 시선들, 날 동정해주는 모습들이 낯설지 가 않다.

오히려 이 아이의 시선이, 그들보다 훨씬 더 편안할 뿐..

 


[ 만득 Ver- ]

 

나는 겁나강한 타락천사, 김만득이다. 그리고 나는 천사들에게 버림받은...

그것 때문에 타락까지 이르게 된.. 유일한 천사이다.

그러던 도중 어느 건물 옥상에서, 외 눈 안대를 한 하얀 머리의 남자를 발견했다.

난 발견함과 동시에 그 남자에게 다가갔고,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.

 


“ ..하아- 하늘은 편하려나..? 차라리 잠들고싶다..ㅎ ”

 


왜.. 왜 인간들은 다들 그렇게 느끼는 거야..? 왜 하늘이 더 편하다고 판단하는 건데..?

아닌데.. 오히려 하늘은 더 비참한데.. 하늘엔 더 역겨운 이들이 많은데..

그래도 인간들은, 이 아이는 모르기에..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이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.

 

 

“ 흠.. 그게 니 진심이니? 그런거라면.. 내가 해줄 수도 있는데…. ”

 

 

그러자 이 아이는 놀란 듯, 큰소리를 치며 나를 쳐다봤다.

근데 있지.. 그렇게 쳐다보지 말았으면 좋겠어..

 

 

 

 

* 내용 스킵*

 

 

 

 

[ 작가 Ver- ]

 

“ 아이고.. 힘들다아..- ”

 

“ 바보같아... 만득이, 히-.. ”

 

“ 픽..- 이젠 내가 편해졌나봐? 말도 잘하네…. ”

 

“ 뭐.. 그때 만난 뒤로, 지금 다섯달이 지났는데.. 익숙해졌지.. ”

 

 

만득과 악어는 그때 만남 이후, 다섯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만남을 갖고있다.

전에는 말도 제대로 못나누던 사이였지만, 지금은 둘도없는 친구이다.

 

 

“ 아차차…. 만득아 있지... 다섯달이 지난 지금까지 말 못했는데..

ㄱ, 그... 그냥... ㄱ, 고마워.. 응.. ”

 

“ 응? 뭐가 고맙냐? ”

 

“ ..에잇, 몰라. 암튼 잘자라!!!! ”

 

“ 피..- 쑥스러운가..? 너도 잘자라, 악어.. ”

 

 

만득은 악어의말을 이해하였지만, 악어를 놀리고싶은 마음에 모르는척하며 대답하였다.

그 때문인지.. 악어는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고 싶어, 잠을 청하러 갔다.

 

 

“ ..바보 같은 악어- 하하하…. 그래도 그나마 다행이네...

앞으로도 너에겐 행복한 날만 생기길 빌게, 너 내가 지키니까.. ”

 

 

말만 ‘타락천사’ 이지, 사실은 절대 그렇지않다.

그렇지 않고 선.. 지금 만득이의 행동이, 나타날 수 없으니까.